86년쯤으로 기억된다.
마포대교를 건너는 중이었던 것 같다.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너무 절절해서 나도 모르는 새에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오고....
김목경씨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라는 노래였다.
서른세 해를 보내고 음악 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을 넘긴 지가 훨씬 지났다.
95년 3월 어느날 발매된 "다시부르기" 2집에 이 노래를 담기로 했다.
녹음에 들어서 가사 중간의 '막내 아들 대학시험' 이라는 대목에 이르기만 하면,
이상하게 목이 매여와 녹음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몇 번인가 시도를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결국 술먹고 노래를 불렀다.
녹음중에 술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이 노래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음주녹음이라고나 할까?
하하하여튼 음주녹음에 대한 단속은 없어서 다행이다.
녹음 상태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내기로 했다.
마침 단속도 없으니까.
내 공연엔 나이 드신 분들이 꽤 많이 찾아주시는 편이다.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꽤 많은 모양이다.
이 노래를 듣고 86년의 나처럼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많다.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혹은 가까운 사람들중의 누구라도
내게 소중한 존재임을 기억한다.
울고 싶은 마음이 들면 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연이라고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공연을 통해서 가끔 이런 얘기를 한다.
1995년 8월 26일,
둥근소리 노래이야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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